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이 현실인 나라, 스리랑카 파헤치기
스리랑카 복지 제도의 역사와 도입 배경
스리랑카는 남아시아에서 보기 드물게 전 국민 무상 의료와 무상 교육을 동시에 실현한 복지국가다. 이 두 제도는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국가 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 1945년: 보편적 무상 교육 정책 시행. 당시 교육 기회가 도시와 상류층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정부는 모든 어린이가 거주지나 가정 형편에 상관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법제화했다.
- 1951년: 전국민 무상 의료 제도 도입. 농촌·산간·어촌 지역까지 무료 진료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는 공공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두 정책은 영국 복지국가 모델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스리랑카 특유의 공동체 문화와 결합해 더 강력하게 정착했다. 당시 정치 지도자들은 교육과 보건을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인식했다.
정책 초기에는 병원·학교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부족했지만, 홍차·고무·코코넛 등 농업 수출 수익과 국제 원조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단계적으로 확장했다. 국제연합개발계획(UNDP)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문맹률은 92% 이상, 기대수명은 77세로 남아시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스리랑카 복지 성과 비교표 (출처: UNDP, WHO, World Bank, 2023)
지표 | 스리랑카 | 인도 | 방글라데시 | 남아시아 평균 |
문맹률(%) | 92 | 74 | 75 | 72 |
기대수명(세) | 77 | 70 | 72 | 69 |
모성 사망률(10만명당) | 36 | 103 | 173 | 150 |
영아 사망률(1000명당) | 7 | 27 | 24 | 30 |
표에서 보듯 스리랑카는 인도·방글라데시뿐 아니라 남아시아 평균 대비 보건·교육 지표가 월등하다. 이는 무상 의료·무상 교육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스리랑카 무상 의료 제도
스리랑카의 무상 의료 제도는 보건부가 운영하는 공공의료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된다. 전국적으로 약 1,100개 이상의 공립 병원과 보건소가 운영되며, 진료비·수술비·입원비·약값이 전액 국가 부담이다.
지원 범위
- 기본 진료 및 전문 진료: 일반 내과·외과·소아과·산부인과·정신과 진료 포함
- 수술·입원: 응급수술, 선택수술, 장기 치료 모두 무상
- 약품 공급: 국가 기본 의약품 목록(Basic Medicine List)에 포함된 약품 전액 지원
- 예방의료: 예방접종, 모자보건, 산전·산후 검사
- 만성질환 관리: 고혈압·당뇨·심혈관 질환·암 등 장기 치료 지원
- 고급 검사 서비스: 일부 MRI·CT 검사 무상 제공(우선순위 환자)
WHO 자료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모성 사망률은 10만 명당 36명으로 인도·방글라데시보다 3배 낮으며,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7명으로 남아시아 평균의 4분의 1 수준이다.
스리랑카의 초등부터 대학까지 무상 교육
스리랑카의 무상 교육 제도는 초등학교 입학부터 국립대학 졸업까지 전액 무료다.
지원 내용
- 교육비 전액 면제: 수업료, 등록금, 시험 응시료
- 교과서·급식 지원: 국가가 무상 제공, 저소득층에는 교복 보조
- 고등교육 장학금: 성적 우수자에게 생활비·기숙사비 지원
- 직업·기술교육 프로그램: 청년·성인을 대상으로 무료 제공
- 해외 유학 장학금: 우수 졸업생 대상
남아시아 평균 문맹률이 약 60%에 불과한 반면, 스리랑카는 92%를 넘어선다. 교육 기회 확대는 단순히 학력 상승에 그치지 않고, 사회 이동성 향상과 빈곤 탈출로 이어진다.
실제 수혜 사례와 과제·발전 방향
수혜사례
1) 무상 의료 – 차 농장 노동자 라크말(32세)
라크말(32세)은 폐렴으로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비·약값이 전액 무료였기에 가계에 부채 부담이 없었다. 남부 갈레 지역의 어부는 심장병 수술을 무료로 받아 생업에 복귀할 수 있었으며, 북부 함반토타 지역에서는 출산 중 합병증이 생긴 산모가 수도 콜롬보로 긴급 이송돼 무상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이처럼 무상의료 제도는 단순한 진료를 넘어 생명을 지키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2) 무상 교육 – 어촌 출신 니말라(19세)
서부의 어촌 출신 니말라(19세)는 부모의 월 소득이 150달러에 불과했지만 무상교육과 장학금 덕분에 콜롬보 국립대 의대에 진학했다. 졸업 후 고향에서 무료 진료 봉사를 계획 중이며, 이는 교육이 어떻게 지역사회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북부 지역에서는 내전 피해를 입은 가정의 자녀들이 무상교육을 통해 대학에 진학해 사회 복귀에 성공한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과제
- 재정 부담: GDP 대비 보건·교육 예산 비중이 각각 4%, 3% 수준으로, 경제위기 시 약품·교재 공급 지연
- 서비스 질 격차: 도시와 농촌 간 의료·교육 인프라 격차
- 전문 인력 부족: 지방 의사·교사 수급 불균형
발전 방향
- 국제기구·우방국 협력 확대로 재정 안정화
- 민간 병원·대학과의 파트너십 체결
- 전자행정·데이터 기반 자원 효율화
농촌·도서지역 인프라 보강 및 인력 양성
요약하면..
스리랑카는 1945년 무상 교육, 1951년 무상 의료를 도입해 초등부터 대학까지 전액 무료 교육과 모든 공공의료 서비스 무상 제공을 실현했다. 보건소·공립병원에서 진료·수술·약품이 전액 무료이며, 교육은 교과서·등록금·장학금까지 지원된다. 덕분에 문맹률과 기대수명이 높고, 모성·영아 사망률이 낮다. 그러나 재정 부담과 서비스 격차 해결을 위해 국제협력, 민간 참여, 인프라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